목회 칼럼

목회 칼럼

다시 품는 꿈

 

                                                                                                                                                                                                                                     고현권 목사

        맥클린한인장로교회에 부임한지 만 일년이 지나서 주어진 가장 큰 혜택 중의 하나가 ‘두 주간 휴가’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목사님, 당연히 캘로포니아로 휴가 가시겠네요.” 아마도 제가 남가주에서 오래 살다가 왔으니, 그곳이 그리워서 다녀올 줄 아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상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해서 첫 주간에는 버지니아 비치로 1박 2일 다녀오고, 두번째 주간에는 토요일과 주일을 이용하여 제2의 고향 같은 필라델피아를 다녀왔습니다. 특별히 주일에는 제가 4년간 부교역자로 섬겼던 필라 기쁨의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번 부흥 사경회의 강사이신 박성일 목사님이 담임하시는 필라에서 가장 건강하게 성장하는 기쁨의 교회에서의 예배와 성도들과의 친교는 남다른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럼 나머지 시간은 어떻게 보내였냐고요? 주로 방콕(?)했습니다. 나름 후반기 목회도 구상하며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머리가 먹먹해지면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지나간 영화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암살]이라는 영화는 벌써 3번을 보았던 정말 잘 만든 명작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아른거립니다. 민족을 배신하고 일제의 앞잡이로 돌아섰던 염석진이라는 인물이 죽음을 앞두고 토해낸 말이 인상적입니다. 왜 민족을 배신하고 친일하였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염석진이 이렇게 말합니다. “독립이 될 줄 몰랐으니까!” 그도 처음에는 일제에 항거하던 독립군이었는데, 아무리 투쟁하며 기다려도 독립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일제는 더 강성하더란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에 독립은 불가능하다며 해방의 꿈을 접고 일제에 협력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기에 그런 선택을 한 사람을 쉽게 비판할 수 없음을 압니다. 그러나 독립과 해방의 “꿈”을 끝까지 붙들고 피흘리며 죽어가던 사람들 앞에서는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오늘도 제 마음을 다잡습니다. 힘들고 벅찬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처음 품었던 건강한 교회에 대한 그 “꿈”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우리 주님의 꿈이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