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의 은혜

해석의 은혜

 

 

고현권 목사

 

제 친구 목사님이 재미있는 글을 카톡을 통해 보내주어서 읽고 웃었습니다. 미국 선교사님이 한글을 습득한 후에 복음을 전하러 길에 나갔답니다. 마침 길을 지나가던 양반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 머리에 쓴 모자를 뭐라 말합니까?” “갓이라고 합니다.” 그 순간 선교사님이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야, 조선사람들 대단하다. 얼마나 갓(God)을 존중하면 머리에 쓰고 다니냐?”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조선(朝鮮)이라는 글자를 풀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양반이 이렇게 풀어주었습니다. “조(朝)자는 위 아래로 열 십(十)자를 쓰고, 그 중간에 날 일(日)자와 그 옆에 달 월(月) 자를 쓴답니다.” 그 순간 선교사님이 놀랐습니다. “조선사람들은 해가 뜨는 아침에도 십자가, 달이 떠는 밤에도 십자가, 온통 십자가구나!”

 

“그러면, 선(鮮)자는 어떻게 됩니까?” 양반이 말했습니다. “그것은 고기 어(魚)자에 양 양(羊)자가 합쳐진 것입니다.” 그 순간 선교사님은 탄성을 질렀습니다. “물고기는 초대교회 당시 예수님을 가리키는 표시이고, 양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을 가리키는 것이다!” 선교사님의 머리에 조선사람의 영어표기가 떠올랐습니다. “Chosen people? 선택받은 사람들이란 뜻? 기막히다! 이 백성은 예수님을 믿지 않을 수 없는 복된 백성이다!” 이런 확신 가운데 자신의 삶을 한국선교에 헌신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실화는 아니고 그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읽고서 제 마음에 이런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해석의 은혜!” 이것은 제 은사이신 손인식 목사님이 늘 사용하시던 명언 중의 하나입니다. 그 분은 성도들에게 늘 모든 것은 해석의 문제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고백하는 우리들은 언제나 모든 문제를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해석해낼 수 있어야 된다고 강조하시곤 했습니다.

 

물론 문제와 상황에 대한 해석을 지나치게 주관적이며 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은 피해야 하지만, 할 수만 있으면 그 속에서 소망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해석은 너무나 귀한 삶의 활력소입니다. 이런 해석의 은혜와 능력을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