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이야기

팥죽 이야기

고현권 목사

팥죽하면 생각나면 인물이 있는데, 다름 아닌 에서입니다. 성경에 보면 그가 태어났을 때에 몸이 붉고 전신이 “갖옷”같아서 에서라고 지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갖옷은 짐승의 털가죽으로 안을 대어 만든 옷을 말합니다. 마치 갖옷같이 에서의 몸에 털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에서에게는 이름 못지 않게 잘 알려진 별명이 있는데, 바로 “에돔”입니다. 이 말은 “붉다”는 뜻인데,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팥죽 한 그릇과 자신의 “장자의 명분” 곧 장자로서 아버지의 모든 것을 상속받는 권리를 바꾸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한글성경에 팥죽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은 팥(red bean)이 아니라 렌틸콩으로 끓인 죽(lentil stew)입니다. 아마도 처음 한글로 성경을 번역할 때에 렌틸 콩을 한 번도 본적이 없던 조선 사람들을 위해 팥으로 의역을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히12:16절에 보면 에서의 잘못을 이렇게 지적합니다. “혹 한 그릇 식물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있을까 두려워하라.” 사람이 배고프다고 죽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만 참으면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이 장차 아버지로부터 상속받게 될 유산의 규모를 생각한다면, 잠시 잠깐 지나가는 배고픔은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어떻게 합니까?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창25:32) 그는 장자의 명분을 가벼이 여기고 소홀하게 대하였습니다. 히12:16절에서는 에서를 “망령된 자”로 묘사합니다. 이 말의 헬라어 단어는 “문지방을  넘어버렸다”는 의미입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유력한 정치인의 사진이 며칠 전에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것은 그가 불교사원을 방문하여 불상 앞에서 절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알려진 그가 불상 앞에 절을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겠습니까? 오직 하나, 불교인들의 마음을 사서 그들에게서 표를 얻기 위함입니다. 한편으로 그가 참 불쌍했습니다. 몇 표 더 얻겠다고 신자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 분만 욕할 것이 아닙니다. 지금 당신의 삶은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자녀로서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것이 여러분이 경계해야 할 팥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