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Page 26)

목회칼럼 (Page 26)

팥죽 이야기

고현권 목사 팥죽하면 생각나면 인물이 있는데, 다름 아닌 에서입니다. 성경에 보면 그가 태어났을 때에 몸이 붉고 전신이 “갖옷”같아서 에서라고 지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갖옷은 짐승의 털가죽으로 안을 대어 만든 옷을 말합니다. 마치 갖옷같이 에서의 몸에 털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에서에게는 이름 못지 않게 잘 알려진 별명이 있는데, 바로 “에돔”입니다. 이 말은 “붉다”는 뜻인데,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팥죽 한 그릇과 자신의 “장자의 명분” 곧 장자로서 아버지의 모든 것을 상속받는 권리를 바꾸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한글성경에 팥죽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은 팥(red…

이름값

고현권 목사 며칠전에 가슴 아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올해 34세의 젊은 중국 의사가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들을 밤낮으로 돌보다가 자신도 감염되어 결국 숨졌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원량(李文亮)이고, 현재 부인의 태중에 둘째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이박사가 작년 말에 폐렴증상을 보인 한 환자를 진료하다가 일반적인 폐렴 증상과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사회통신망(SNS)에 올렸다가 유언비어 유포죄로 구금당하기도 했습니다. 만일 그때 중국 정부가 이박사의 고언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이에 대비했더라면 이런 끔찍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중국 전역에서 이원량 박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거룩한 전염(Holy Contagion)

고현권 목사 중국 허베이성(湖北省)의 중심도시인 우한(武漢)은 양쯔강(揚子江)과 한수이강(漢江)이 합쳐지는 곳에 위치하였기에 고대로부터 중국의 교통의 요지로 각광을 받았던 곳이었고, 현재에도 모든 철로와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중국 교통의 거점 도시입니다. 그런데 우한이 요즘 온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기도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덮어쓰게 되었고, 이것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우한의 모든 교통망을 강제로 마비시키는 바람에 죽음의 공포가 진동하는 도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2015년 한국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바 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소식에 정부가 나름대로 발빠르게 대처했고,…

세천선교(世天宣敎)

고현권 목사  칼럼 제목을 보고서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셨을 것입니다. ‘세천선교(世天宣敎)? 이게 뭐지? 중국에서 만들어진 이단 사이비 이름인가?’ 예배당 안쪽 벽에 걸린 배너에 걸린 글귀에 힌트가 들어있습니다. 거기에 올해 우리 교회의 표어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교회!” 이제 연결이 되실 것입니다. “세”상속에서 “천국”(하나님 나라)을 “선”포하는 “교”회! 제가 볼때에 세상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교회의 이미지가 가장 잘 그려진 교회는 바로 빌립보교회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일설교도 빌립보서를 가지고 전합니다. 빌립보는 그리스 북쪽지역인 마케도니아 지방의 제일 큰 도시였는데, B.C.…

내 마음의 선악과

고현권 목사 2020년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선하신 우리 주님의 은혜가 모든 성도님들의 가정과 일터 위에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제가 성도님들께 ‘매일성경’이라는 말씀 묵상 도움집을 적극 추천해왔는데, 날마다 ‘매일성경’을 가지고 말씀을 묵상하는 가운데, 영적으로 더 깊어지고 충만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특별히 이번 1.2월에는 창세기를 집중적으로 묵상하도록 되어 있는데, 얼마나 은혜가 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신년 첫 주일 설교도 창세기 1장 26-28절을 본문으로 하여 하나님의 형상에 대해서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신년 특별새벽기도회도 매일성경의 순서를 따라 창4-9장을 가지고 말씀을 전할 계획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동방박사들을 쓰신 이유

고현권 목사  지난 주일부터 저는 8월말부터 계속 해오던 마가복음 강해를 잠시 멈추고 성탄을 주제로 한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마태복음 2장을 중심으로 네 번에 걸쳐 성탄 시리즈 설교를 할 예정입니다. 지난 주일에 동방 박사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는데, 어떤 분이 저에게 동방박사가 “바벨론의 천문학자”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본문을 묵상하다가 이런 질문이 일어났습니다. ‘왜 하나님은 유대인들을 놔두고 동방박사들을 사용하셨을까?’  이런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지면서 참 유익을 얻었기에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 찾아간 장면을 그린 성화(聖畵)들을 보면, 참…

추수감사절을 보내며

고현권 목사     캘리포니아에 사는 처제가 사진을 한 장 보냈습니다. 비를 맞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사진이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터키를 잘 굽기로 유명한 어느 파이 전문점에 미리 주문을 하고 당일날 오전에 찾으러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서야 비로소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희 가정도 터키를 한 번 구워볼까 생각도 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포기하고 대신 양념 통닭을 택했습니다. 통닭을 주문해서 먹는 사진을 제 아내가 찍어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 카톡으로 보내드렸더니, 금방 장인어른이 반응하셨습니다. “내 딸은 안 먹고 사진만…

광야조차 감사합니다!

고현권 목사 설교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담 중의 하나는 절기설교에 관한 것입니다. 각 절기와 관련된 주제로 설교를 전해야 하는데, 절기와 관련된 본문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매년마다 절기설교하는 부담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추수감사주일을 한달 앞두고 이번에는 어떤 본문을 가지고 설교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매년 추수감사주일에는 자녀들과 함께 연합예배로 드리기에 그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더더욱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기도회 설교를 위해 시편 136편을 묵상하던 중에 제 영혼이 한 구절에 완전히 사로잡히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것이 시편 136:16절의 말씀입니다. “그 백성을 인도하여…

코람 데오 (Coram deo)

고현권 목사     몇 주 전에 기독교문사를 들렀다가 성경묵상을 돕는 정기 간행물인 “매일성경”을 받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보니 매일성경을 정기 구독하는 분들이 제법 되어서 내심 참 기뻤습니다. 새벽기도시간에 매일성경에 나온 본문의 순서대로 말씀을 전하고 있고, 새벽에 나올 형편이 되지 못하시는 분들은 집에서 매일성경을 가지고 그 날 주어진 생명의 양식을 먹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정기구독 신청자의 수가 배가(倍加)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이번 11.12월호는 시편을 가지고 두주간 묵상한 후에, 한 장으로 된 오바댜서를 거쳐, 신구약 성경 계시의 완성과도 같은 요한계시록을 다루게 됩니다. 이번 한…

고(故) 임경서 장로님을 그리며

고현권 목사 지난 한 주간 휴식을 가지는 동안 자꾸만 제 귓전에 전화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작년 이 맘때에 제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때문인 것 같습니다. 작년 10월 24일, 수요예배 설교를 마무리하고 원고를 점검하고 있던 오후 4시에 전화기 너머 최진이 집사님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임경서 장로님이 심장마비로 소천하였다는 믿기지 않는 소리와 함께…. 문자 그대로 청천벽력(晴天霹靂)이었습니다. 제 영혼이 송두리째 흔들림을 느꼈습니다. 이행진 목사님께 수요예배를 부탁하고 반은 실성한 사람처럼 정신없이 메릴랜드를 향해 차를 몰고 올라갔습니다. 최집사님을 붙잡고 같이 울며 위로한…

꿈을 가진 사람

이은애 권사 이탈리아 영화배우 안나 마니냐가 늙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전에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사진사에게 조용히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사진사 양반, 절대 내 주름살을 수정하지 마세요.” 사진사가 그 이유를 묻자, 안나 마니냐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걸 얻는 데 평생이 걸렸거든요.”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삶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내가 만난 꿈을 이룬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나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주름이든, 상처든, 흰머리든 그 모든 것에 자신이 치열하게 꿈꿔온 모든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꿈을 가진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이행진 목사님 가정을 떠나 보내고

고현권 목사 이행진 목사님 가족이 지난 주일 사임하고 아틀란타로 떠났습니다. 이틀전에 전화를 했더니, 아틀란타 가는 길에 많이 알려진 몇몇 곳을 둘러보면서 가는 바람에 아직 아틀란타에 들어가지 못했노라고 했습니다. 아시는 대로 이행진 목사님은 저희 교회가 담임목사가 공석인 어려운 상황에서 긴급하게 부임하여 성도들과 동고동락했던 신실한 사역자였습니다.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진지하며, 사리분별이 정확하고, 언제나 주님 중심으로 생각하던 속깊은 목사님이었습니다. 이목사님은 이른바 “PK” 즉 목회자 자녀(pastor’s kid)입니다. 개척교회의 목회자 자녀로서 성장하였기에, 교회에 대한 사랑과 균형잡힌 시각, 그리고 목회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남달랐습니다. 저와는 호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