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킹 제임스 성경만이 유일하다고요?— 고현권 목사

오직 킹 제임스 성경만이 유일하다고요?— 고현권 목사

1603년 자신을 영국과 결혼하였다고 말했던 엘리자베스 1세가 별세하였습니다. 영국내에서는 마땅한 왕위계승자를 찾지 못한 가운데 엘리자베스 여왕의 고모의 외증손이었던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 6세가 왕위를 계승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영국 국왕이 되면서 제임스 1세로 그 명칭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제임스 1세 치세 때인 1611년에 영어로 번역된 신구약성경이 출간되었는데, 왕의 이름을 따서 “King James Version”(킹 제임스 성경)으로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흠정역 성경”이라고도 번역합니다. “흠정”(欽定)은 왕에 의해 제정되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영어로 번역된 성경이 나오기는 했지만 가장 충실한 번역으로 인정받았고, 약 350년간 영어성경의 왕자로 군림하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1611년에 번역되다 보니, 킹제임스 성경에는 17세기 당시의 영어 표기가 그대로 드러나서 현대인들이 읽는데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9세기 중반 이후 개정 작업이 이루어졌고, 20세기 들어서 좀 더 쉽고 좀 더 정확한 번역의 다양한 영어성경들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NIV, NASB, ESV, NLT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의 사람들은 킹 제임스 성경만이 가장 권위있는 유일한 성경이라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하나님이 킹 제임스 성경을 섭리 가운데 여러 오류로부터 보존하신 유일한 성경이며, 그 외의 번역성경들은 사탄이 군데군데 오역을 심어 넣은 변질된 성경이라고까지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을 추종하여 일부 사람들이 킹제임스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고 이것만을 참 성경이라고 고집합니다. 그러나 킹 제임스 성경을 번역할때 사용한 신약 필사본의 오류가 많이 나타났고, 그 이후 발굴된 원본에 가까운 사본들을 근거로 번역된 성경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더군다나 킹 제임스 성경과 다른 번역 성경들을 비교하였을 때에 그 차이는 미미하며, 특별히 가장 중요한 삼위일체나 구원의 교리와 관련하여서는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오직 킹 제임스 성경만이 유일한 성경이라는 주장 자체가 사실은 성도들의 마음에 유혹과 분열의 씨를 심는 사탄의 속삭임을 인지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