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목회칼럼

강강술래와 페리코레시스— 고현권 목사

지난 9월 29일이 한국에서는 추석이었습니다. 제 신학교 동기 목사님이 저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데, 이 분이 저에게 구미의 추석 달이라면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셨습니다. 고향의 추석 보름달을 보는 순간, 코끝이 찡했습니다. 동시에 어머니와 추석 전날에 송편 만들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집 앞 야산에 가서 뜯어온 솔잎을 솥 밑에 깔고 쪄낸 송편을 먹으면서 행복해 하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추석날 둥근 보름달 밑에서 여인들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면서 추는 춤이 강강술래였습니다. 예전에는 강강수월래(强羌水越來)라고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의 의미는 “강한 오랑캐가 물을 건너온다”는…

몸살나도 좋습니다!— 고현권 목사

지난 월요일 아침에 눈을 뜨기가 버거웠습니다. 단단히 몸살이 난 것입니다. 그 여파가 화요일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교회 창립 46주년 기념 부흥회와 임직식을 진행하고 강사 목사님을 모시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습니다. 비록 그 후유증으로 이틀간 몸살에 시달렸지만,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은혜를 생각하면 이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진준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다시 한번 교회의 교회됨을 깊이 되새기는 너무나도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부터는 금요일 저녁 집회를 생략하고 토요새벽 6시부터 연속 세번의 집회를 가졌는데, 매 시간마다 은혜를 사모하는 성도들로 예배당이 차는 것을 보면서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0주년을 바라보면서— 고현권 목

“1977년 8월 14일,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김상묵 목사와 정규섭 장로 외 63명이 본교회당에서 첫 예배를 드리다. 1977년 8월 21일 본교회명을 맥클린 한인장로교회라 칭히다. 1977년 9월 18일, 맥클린 한인장로교회 창립예배를 드리다.” 여기 인용된 문장들은 우리 교회 요람(要覽, directory)의 교회 약사(略史, brief history) 첫 부분에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맥클린 한인장로교회가 창립 46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 동안 수많은 고비와 위기를 여러 번 넘겼습니다.  최근에는 전대미문의 팬데믹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꺼져가는 등불 마냥 위태 위태하였습니다. 그러나 넘어지다가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다시 제자리를 잡곤…

사애리시 이야기—고현권 목사

제가 지난 주보 칼럼에 “우리암과 우광복 부자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암 선교사에 대해 인터넷에 잘못 인용된 부분을 바로 잡아드렸습니다. 즉 프랭크 윌리암스(한국명 우리암) 선교사가 비를 피해 상여집에 들어갔다가 장티푸스에 감염되어 죽은 사람을 장례하는데 사용된 상여에 몸이 닿는 바람에 감염되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는 그의 전임자로 공주에서 선교하던 로버트 샤프 선교사의 이야기입니다. 로버트 샤프(1872-1906) 선교사는 원래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으로 미국으로 건너와서 선교사 훈련을 받고 한국에 파송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되어 들어와 있던 캐나다의 노바 스코샤 출신의 앨리사 샤프(1871-1972,…

우리암과 우광복 부자 이야기— 고현권 목사

며칠 전에 제 신학교 동기들 단체 카톡방에 한 분이 감동적인 이야기라면서 글을 올렸습니다. 내용은 미국감리교회 파송을 받아서 충청도 공주 땅에서 귀한 선교를 하셨던 프랭크 윌리암스 선교사(Frank Williams)와 그의 아들 조오지 윌리암스(George Williams) 박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제 동기 목사님이 올린 글을 읽다가 보니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프랭크 윌리암스 선교사(한국명 우리암)가 공주에서 복음을 전하고 돌아오던 중에 비를 피해 상여집에 들어갔는데, 며칠전에 장티푸스에 감염되어 죽은 사람을 장례 치르는데 사용했던 상여를 보관하였기에 그만 장티푸스에 감염되어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슬픔을 딛고 공주에서 계속…

밖에 나가보니—고현권 목사

어른들이 늘 말씀하셨지요. “집 나가면 고생이다.” 혹은 “다른 곳이 아무리 좋아도 내 집만큼 편안한데가 없다!” 외국에 나가서 타향살이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애국심입니다. 태극기만 봐도 가슴이 뭉클하고, 애국가의 첫 소절을 듣기만 해도 콧등이 찡함을 느낍니다. 한 주간동안 휴가를 잘 보냈습니다. 목회자가 휴가를 보내면서 제일 힘든 것 중에 하나가 주일예배입니다. 작년까지는 주로 미국교회 예배를 참석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변 한인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택한 교회는 저와 친한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였습니다. 마침 목사님도 휴가 중이었는데, 안내를 보시던 장로님이 저를…

과테말라 단기선교를 다녀와서—이영숙 권사

지난 8월 7일부터 8월 12일까지 과테말라 후띠아빠에서 매일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단기선교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팔십이 넘어서 처음 가보는 선교였습니다. 선교 가겠다고 sign-up을 하고도 처음에는 걱정이 됐습니다. 노년에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 가서 어떻게 전도를 할 수 있을까 하고 염려가 됐지만, 결국 전도나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니, 저를 전도의 도구로 써달라고 기도하며 준비했습니다. 6월 초에 다른 교회의 노방 전도팀을 따라 워싱턴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선교와 전도의 프로이신 권 전도사님을 만났습니다. 이 분이 복음 팔찌 150개와 스페니쉬-한-영으로 된 설명서를…

그 무엇도 복음의 열정을 막을 수 없습니다!— 고현권 목사

제 신학교 동기 목사님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부목사로 오랫동안 섬기다가 교회개척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가 2층을 빌려서 예배당으로 꾸미고 교회설립예배를 드렸습니다. 이전에 섬기던 교회의 담임목사님과 장로님들, 그리고 수많은 성도들과 지인들로 작은 예배당이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광고 시간에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일날 10여명의 성도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개척교회 목회의 현실을 체감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갖다 댈 것은 아니지만, 지난 주일 2부 예배 시간에 온성도들의 축복 속에 파송기도를 받을 때만 해도 단기선교팀들의 심정은 불타 올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장로님과…

후띠아빠를 향하여!— 고현권 목사

제가 우리 교회에 부임한 후 첫 단기선교를 간 곳이 공자학 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과테말라의 후띠아빠였습니다. 2019년 6월 22일부터 28일까지 여덟 명의 단기선교팀이 귀한 선교 경험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듬해 시작된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선교지 방문이 가로막혔다가 올해에 다시 선교의 첫사랑과도 같은 후띠아빠를 한번 더 가게 된 것입니다. 스페인어로 후띠아빠가 무슨 뜻일까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후띠아빠(Jutiapa)는 “태양의 탄생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과테말라 안에서 과거에 제일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것때문에 화산과 관련되어 눈길을 사로잡는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가…

네 개의 편지— 고현권 목사

신약성경에 보면 바울이 쓴 서신이 총 13개 나옵니다. 그 중에서 고린도 교회에 쓴 편지가 고린도전서와 고린도후서입니다. 전서(前書)와 후서(後書)는 문자 그대로 먼저 보낸 편지와 그 후에 보낸 편지라는 뜻입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먼저 보낸 편지가 고린도전서요, 그 뒤에 보낸 편지가 고린도후서인 셈입니다. 영어성경에 보면, “the First Corinthians”와 “the Second Corinthians”로 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보낸 편지가 고린도전서요, 두번째 보낸 편지가 고린도후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린도전후서를 읽어보면,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고린도전후서를 보면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는 모두 네 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복을 고대하며— 고현

미국에 와서 교회 역사를 전공하면서 알게 된 것이 제네바의 종교개혁자 존 칼빈(John Calvin)이 만들었던 컨스시토리(Consistory)였습니다. 똑같지는 않지만 오늘날의 교회 당회의 역할과 유사한 것입니다. 이것이 스코틀랜드에 소개되었고 이것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진 것이 당회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평생을 연구한 분이 로버트 킹던 박사인데, 이 분의 외할아버지가 평양의 숭의중학교 교장이었던 조오지 맥큔(George McCune, 한국명 윤산온) 선교사님이십니다. 윤산온 선교사님은 1936년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했다가 미국으로 추방을 당하고 맙니다. 한국인으로 이 주제를 가지고 최초로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박사논문을 쓴 분이 횃불 트리니티신학대학원의 이정숙 교수님입니다. 박사과정때 이…

마라톤과 유앙겔리온—고현권 목

이란에서 금기시되는 운동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올림픽의 꽃이라고 불리는 마라톤입니다. 왜 이란에서는 마라톤이 이렇게 금기시되었을까요? 그것은 B.C. 490년에 일어난 제1차 그리스-페르시아 전쟁과 연관이 됩니다. 막강한 군대를 이끌고 아테네를 향해 진격하던 페르시아는 마라톤이라는 곳에서 그리스 도시국가 연합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아테네와 마라톤의 거리는 약 30km에 불과합니다. 만일 여기서 그리스 연합군이 패배 당하면 아테네는 페르시아 군대에 의해 함락되게 됩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페르시아 군대가 훨씬 더 강하였는데, 결과적으로 그리스 도시국가 연합군대다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가슴 졸이면서 전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아테네 시민들에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