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Page 5)
하나님이 아시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고현권 목사
십수년 전의 일입니다. 한국에서 오신 분이 교회를 방문하신 후에 저에게 뱃지 하나를 건넸습니다. 그 뱃지 속에는 작고 예쁜 꽃잎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꽃잎은 물망초였습니다.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주새요”(forget-me-not)입니다. 그 뱃지는 6.25 전쟁때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을 보면서 존경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암투병을 하면서 많은 암관련 유투브 영상과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여명(餘命)이 얼마남지 않은 말기암 환자들의 심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4기와…
홍시가 익어가는 계절— 고현권 목사
새벽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습니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구름 사이로 깊어지는 가을빛이 묻어납니다. 그리고 그 하늘 아래, 붉은빛으로 물든 홍시들이 햇살을 머금고 조용히 익어가고 있습니다. 홍시가 익어가는 계절, 그 풍경은 언제나 우리 마음을 애달프게 만듭니다. 어느덧 고향을 떠나온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맞이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할아버지가 벽장 속 쌀독에 꼭꼭 숨겨두시며 익혀 놓았던 홍시입니다. 홍시는 서서히 익어갑니다. 떫고 단단한 분홍 감이 벽장 속 쌀독에서 무르익어갈 때, 달콤한 내음과 말랑말랑한 속살은 그제야 한껏 뽐내기 시작합니다. …
다작과 묵상— 고현권 목사
칼럼 제목을 보고 얼른 연결이 안되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작(多作)은 “많은 작품을 만들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묵상(黙想,meditation)은 성경 말씀을 깊이 있게 되새김질하는 가운데 그 속에 담긴 깊은 뜻을 발견하고 적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전진석 목사님이 진행하는 큐티 클래스가 바로 성경 묵상 훈련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니 다작과 묵상이란 제목이 연결이 잘 안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여기서 의도한 다작(多嚼)은 한자가 다릅니다. “많을 다, 씹을 작”입니다. 즉, 밥을 입에 넣은 후에 밥알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꼭꼭 씹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위전절제 수술을…
심정이 통하다!— 고현권 목사
지난 주간동안 사무엘상하를 읽으면서 많은 은혜와 위로를 받았습니다. 특별히 사무엘상 1장에 나오는 한나의 이야기가 제 마음속을 파고 들었습니다.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에게 한나와 브닌나라는 두 아내가 있었습니다. 이름의 순서를 봐서는 한나가 정부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나가 아이를 낳지 못하자 브닌나를 돌쨰 부인으로 맞아들였였고 여러 자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브닌나가 한나의 속을 뒤집어놓았습니다. 너무나 속이 상했던 한나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자신의 원통한 마음을 울면서 쏟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서원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만일 저에게 아들을 주시면 그를 하나님…
건강한 교회,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 고현권 목사
우리 교회가 이 땅에 설립된지 48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맞이하기까지 하나님의 붙들어주심이 없었다면 아마도 여러 어려움 가운데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그저 상투적인 어투가 아니라, 진정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이 스스로 느낄만큼 교회가 따뜻해졌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습니다. 자발적인 섬김과 헌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건강한 교회를 섬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목회자로서 큰 복인지 모릅니다! 때마침 하나님께서 정대성 목사님을 보내주시고, “건강한 교회”라는 주제 아래 부흥회를 통해 큰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목사님이 전하시는 말씀의 제목이…
감사의 눈물— 고현권 목사
우리 말에 “사흘에 피죽 한 그릇도 못 먹은 듯하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몸에 기운이 없어서 흐느적거리며 핼쑥한 모습을 가진 사람을 보고 하는 말입니다. 피죽은 좁쌀만한 크기의 구황작물인 피를 가지고 끓인 죽입니다. 당연히 쌀죽에 비해 영양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피죽조차도 제대로 못 먹는 사람의 처지가 오죽하겠습니까? 제가 수술 후 퇴원하여 죽을 먹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성도님들이 정성껏 준비해 오신 죽을 가지고 하루에 4-5차례 나누어서 먹고 있습니다. 물론 한번에 작은 분량을 먹기에 다 합쳐도 한끼 식사밖에 되지 않습니다.…
억지가 아닌 즐거움으로!— 고현권 목사
지난 수요일에 수술을 담당한 닥터와 화상통화를 했습니다. 저의 현재 회복 형편을 물은 후에 저의 수술부위 분석결과를 알려주었습니다. 수술전 수차례 검사에서는 임파선에 전이가 없었는데 막상 수술을 한후 살펴보니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잘라낸 식도 부분에서도 암세포가 발견되어 남은 항암치료때 그 부분에 대한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2기 말에서 3기 말로 변경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당황했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확신 때문입니다.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우리…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을 입어야 합니다!— 고현권 목사
수술을 며칠 앞두고 저의 고민은 굉장히 인간적인 것이었습니다. 수술 전에 제일 잘 먹고 싶은 것을 골라서 맛있게 식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일식인 지라시를 먹었고, 앞으로 국과 밥을 함께 먹을 수 없기에 돼지국밥을 먹었습니다. 물론 라면도 달걀에 파 송송 썰어 국물까지 먹었습니다. 화요 새벽기도회 후에는 몇몇 성도님들과 함께 베이글을 먹었습니다. 제일 아쉬운 것은 짜장면을 먹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와 우리 맥클린 가족들의 뜨거운 기도, 그리고 최고의 수술닥터의 손길을 통해 저의 위암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후 5일 동안 병상에서…
해방이다!— 고현권 목사
“흙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여러분, 이 가사가 무엇인지 기억하십니까?바로 광복절노래입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배웠는데, 아직도 그 가사가 그대로 기억될 정도로 노랫말의 내용이 가슴에 다가옵니다. 일제 36년 치하에서 나라잃은 설움을 당하였던 우리 민족이 드디어 해방되는 그날의 감격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담아놓았습니다. 광복절 노래를 부를때마다 시126편이 자동적으로 연결됩니다. BC 538년, 포로로 끌려온 유대백성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페르시아 고레스왕의 칙령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무지와 방자— 고현권 목사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부끄러움이 밀려옵니다. 제가 부목사로 섬기던 교회의 시니어부서를 담당할때입니다. 봄에 어른들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오던 길에 들렀던 가게에서 한 모자가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검은 바탕에 파란 이파리 하나가 새겨진 모자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산책을 할때마다 그 모자를 썼는데, 이를 본 어떤 미국인들이 웃으면서 저에게 엄지척을 하였습니다. 저 사람들도 이 모자가 너무나 보기 좋아서 그러는가 보다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함께 사역하던 EM 목사님이 조심스럽게 알려주었습니다. “목사님, 이 모자에 새겨진 이파리는 다름아닌 대마초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그것도 모른채 그…
미움의 영 VS 사랑의 영— 고현권 목사
지난 주간 한국 뉴스를 보다가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였습니다. 60대 중반의 아버지가 자신의 30대 아들을 자신이 만든 사제 총으로 죽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해가 안되었던 것은 그 날이 아버지의 생일이었고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생일잔치상을 차리고 대접하는 자리였습니다. 마침 이 사건을 두고 한국 범죄심리학계의 권위자인 오윤성 교수가 분석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모를 죽이는 패륜자식들은 있지만, 자신의 아들을, 그것도 효성이 지극한 아들을 죽이는 아비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오교수님의 분석이 놀라웠습니다. 이 남성은 20년전에 성폭력을 저지르는 바람에 아내와 이혼하였다고 합니다. 그후 전부인이 뷰티…
Finally Home! — 고현권 목사
7월 14일 미국의 대다수 기독교 인터넷 매체에는 한 인물의 사진과 함께 제가 컬럼 제목으로 인용한 “Finally Home!”이라는 문구가 게시되었습니다. 그 사진의 주인공은 존 맥아더 목사(John MacArthur)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마침내 하늘 본향 집으로 갔음을 알린 것입니다. 존 맥아더 목사님(1939-2025)은 미국뿐만 전세계적으로 철저한 말씀 중심의 강해설교를 통해 큰 영향을 미친 분입니다. 그의 나이 30세때 LA 북쪽의 무더운 분지인 썬밸리에 위치한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에 부임하여 56년간 오직 말씀만을 강해하면서 교회가 큰 부흥과 성장을 경험하였습니다. 맥아더 목사님은 처음부터 성경구절을 한절씩 풀어가면서 강해설교를 하였습니다. 그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