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Page 7)

목회칼럼 (Page 7)

빈방 있습니다!— 고현권 목사

이맘때가 되면 40년전 청소년 시절 고향교회에서 보냈던 성탄절이 떠오릅니다. 시골교회이지만 성탄절이 다가오면 학생들이 성극을 준비하여 공연을 하곤 했습니다. 그 당시 성경을 배경으로 한 성극을 제외하고서 각 교회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것 중의 하나는 “빈방 있습니까?”일 것입니다. 이것은 실제 미국의 어느 교회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극화한 것입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주일학교에서 마리아와 요셉 이야기를 담은 성극을 준비중이었습니다. 만삭인 마리아가 요셉의 고향인 베들레헴에 호적하러 갔다가 진통을 느끼게 되었는데 방을 구하지 못해서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님을 낳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담당 선생님이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 적절한 배역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가 달라졌어요!— 고현권 목사

남자들이 모이면 항상 하는 이야기 세 가지가 있답니다.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이것은 이민사회도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이번에 카타르에서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렸는데 여기에 한국 대표팀이 선전하면서 지난 두주간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록 아쉽게 16강 문턱에서 세계 최강호 브라질에 패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하였지만, 우리 대표 선수들의 파이팅을 통해 삶에 지친 조국과 이민사회에 큰 힘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한국 축구 대표 선수들의 선전에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것이 포르투갈 출신의 벤투 감독의 리더십이었습니다. 그때까지 한국 축구는…

아디아포라(adiaphora)—고현권 목

11월 26일 토요새벽기도회에 제법 많은 성도님들이 나오셨습니다. 새벽기도회 후에 그 날 생일을 맞이하신 한 권사님께서 성도들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 종탑에 올라가서 성탄 장식물을 가지고 내려와서 장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도님들의 얼굴을 보니 모두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돌아간듯이 그렇게 행복하게 보일 수 없었습니다. 주일예배후에 어느 분이 ‘성탄 촛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교회에는 전통적으로 대강절(待降節, the Advent) 시즌이 되면 매 주일마다 촛불 하나씩을 밝히기 시작하여 성탄주일에는 모든 촛불을 밝힙니다. 이번에 제가 이런 전통의 역사적인 기원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미네소타의 루터신학교…

만두와 추수감사절—고현권

저는 군대생활을 제주도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제 성씨가 고씨이고 본관이 제주인지라, 휴가를 끝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공항에 가면 제 명찰을 보고서 공항직원이 휴가를 받아서 집으로 가느냐고 묻곤 했습니다. 제주도 해안초소에서 주로 근무를 하다 보니 제주도 해안 주민들의 생활을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제주도 사람들은 제사를 지낼 때에 육지처럼 떡을 올리지 않고 각종 빵들을 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연유를 알아보니, 제주도에서는 쌀이 거의 나지 않고 대신에 보리와 밀을 많이 재배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연히 그 형편에 맞게 떡 대신에 빵을 올리게 된…

사모하면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고현권 목사

한주간 휴가를 잘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왔다’는 표현때문에 먼 곳에 다녀온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사실은 집에 머물면서 밀린 잠을 보충하고 잘 쉬었습니다. 이 지역에 계신 선배 목사님 한 분이 저에게 바다낚시를 가자고 하셨습니다. 모든 장비를 다 가진 분인지라 따라갔습니다. 집에서 한시간 반 가량 떨어진 솔로몬 아일랜드 피어에 갔습니다. 낮시간에는 별로 입질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바닷바람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제일 큰 목적이라서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혹시 눈먼 고기가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는데, 입질조차 하지 않더군요. 그래도 좋았습니다. 간만에 들이키는 바다…

랭캐스터 방문기— 고현권 목사

11월 1일 오전 8시 25분에 교회에 도착했더니 벌써 리무진 버스가 와 있었습니다. 교회 주차장에 속속 도착하는 분들의 얼굴에는 오늘 일정에 대한 설레임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를 주의 손에 의탁하는 기도를 드린 후 버스가 출발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 저곳에서 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랭캐스터 도착 얼마 전에 왠지 낯설지 않은 이름이 고속도로 간판에 보였습니다. “Lititz!” 정규섭 장로님 회고록에서 본 것이 기억났습니다. 최인숙 권사님이 미국인 의사 Dr. Cassel의 도움으로 미국에 유학와서 그 분의 집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는데, 바로 그 도시가 리티츠였던 것입니다.…

칼빈과 이들레트 — 고현권 목사

제가 20대 중반이던 때에 기독교 신앙잡지에서 읽은 한 순애보를 잊지 못하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광장교회를 담임하던 이정일 목사님의 어머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위해 인터넷에 검색해보았더니 이정일 목사님은 5년 전인 2017년에 별세하셨습니다. 이정일 목사님의 어머니는 일제시대 신식교육을 받은 엘리트 여성이었습니다. 결혼하여 아들 둘을 낳고 살다가 그만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홀로 어린 두 아들을 양육하면서 교편 생활하던 이목사님의 모친을 같은 교회에 다니던 엘리트 청년이 청혼을 하였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 청년의 집안에서 난리가 난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칼빈의 고백 — 고현권 목사

제가 미국에 와서 처음 공부한 신학교가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 위치한 칼빈 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입니다. 네덜란드 개혁파 교회 출신의 이민자들이 세운 신학교입니다. 그들이 신학교를 세우면서 신학교 이름에 제네바의 종교개혁자인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의 이름을 붙일 정도로 개혁주의 신학 전통에 서서 신학을 가르치고 목회자를 양성하는 학교입니다. 저희 교회의 목요 여성 성경공부 모임이 주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 교재를 출간하는 교단의 직영 신학교이기도 합니다. 칼빈 신학교의 로고는 한 손에 들려진 심장입니다. 그리고 그 밑에 “Cor meum tibi offero Domine, prompte et sincere!”…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 고현권 목

헬라어로 “때”(time)를 가리키는 단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크로느스”(chronos)이고,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kairos)입니다. 크로노스는 매일, 매달, 매년 오고 가는 시간을 뜻합니다. “연대기”(年代記)를 가리키는 영어단어 “chronicles”가 크로노스에서 파생되었습니다. 반면 카이로스는 어떤 특정한 때를 가리킬 때에 사용됩니다. 다시 말해서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특별한 기회를 의미합니다. 카이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의 신 카이로스의 모습이 아주 특이합니다. 앞머리는 덥수룩한 머리털로 뒤덮여 있습니다. 반면에 뒷머리는 한 올의 머리카락도 없는 대머리입니다. 사람들은 시간의 신 카이로스가 자기 앞을 지나갈 때에 그의 덥수룩한…

웨스트민스터 이야기 — 고현권 목사

지난 주일 칼럼에서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와 그 분의 삶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글을 잘 읽었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개한 영화 “King’s Speech”(킹스 스피치)에 대해서도 한번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 혹시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이 열린 곳을 기억하십니까? 네, 웨스트민스터 교회당(Westminster Abbey)입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사원(寺院)으로 소개되었는데, 사실은 적절하지 않은 번역입니다. 원래 “abbey”(애비라고 발음)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도원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웨스트민스터 교회당도 처음에는 수도원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그것이 1269년입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당으로 용도가 바뀌었지만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웨스트민스터라는 이름은…

엘리자베스 2세를 생각하며 — 고현권 목사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Queen Elizabeth II)가 지난 9월 8일 향년 96세를 일기로 서거하셨습니다. 1926년에 태어났으니 정규섭 장로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52년에 왕위에 올랐기에 올해가 왕위에 등극한지 70년 되는 이른바 “플래티넘 쥬빌리”(Platinum Jubilee)가 됩니다. 9월 19일에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교회당(Westminster Abbey)에서 거행된 그 분의 장례예배를 인터넷으로 지켜 보면서 상념에 잠겼습니다.  많이 알려진 대로 원래 그녀는 영국의 왕위 계승자가 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조오지 5세의 차남으로 장남인 에드워드 8세가 왕위를 계승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큰 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목요여성 성경공부반 소개 — 김경애 권사

이러한 글을 쓰게 된 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이라 믿습니다. 목요 성경공부반이 9월 22일 개강합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2년 이상을 쉬다가 다시 시작 할 수 있게 된 것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2년여 휴강하는 동안 목요 성경공부가 너무 그리웠습니다. 매주일 나누던 하나님의 말씀, 서로의 기쁨과 아픔에 대한 나눔, 서로를 향한 따뜻한 권면들… 목요 여성공부는 말 그대로 성경공부반이 맞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성경공부 그 이상이라는 것을 감히 저의 간증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2008년 5월에 맥클린 한인 장로교회를 처음 방문하였습니다. 그때 당시에 200여명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