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Page 17)

목회칼럼 (Page 17)

“예배당 오픈을 준비하면서”: 고현권 목사

조국을 떠나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는 조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하고, 애국가의 첫 마디, “동해물과 백두산이”를 듣기만 해도 전율과 함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특별히 코로나 19 사태에 대해 발빠르게 잘 대처한 최고 모범국가로 연일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볼때마다 얼마나 조국이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그런 한국이 지난 한주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태원의 클럽을 방문했다가 거기서 감염된 사람들에 의해 2.3.4차 감염으로 확산된 것입니다. 물론 이 칼럼을 쓰고 있는 현재 시간으로 미국의 총 감염자수가 150만명에, 사망자만 92,000명인 것에 비하면 이른바…

“성경필사의 즐거움” : 우병은 집사

성도 여러분께 문안드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Stay at Home” 명령 때문에 주로 집에 있을 수 밖는 형편 때문에 답답함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준 것이 성경 필사였습니다. 목사님이 부활주일예배시간에 내일(4월 13일)부터 4월말까지 로마서를 필사해보자고 하셨을때에 ‘아, 그거 참 좋은 제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게으름을 부리는 바람에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을 그냥 보냈습니다. 삼일째 되던 날에 정신을 차리고 쓰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펜으로 노트에 이렇게 길게 써본지가 오래되어서 팔목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로마서를 필사하면서…

“어머니날을 맞이하면서”: 고현권 목사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은 조선 선조대의 정치가이자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을 지은 명문장가입니다. 사미인곡은 임금에 대한 사모와 충정을 생이별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심정을 빗대어 쓴 조선시대 문학의 백미라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송강 정철 선생은 이런 위대한 문학작품보다 아주 짧지만 가슴을 울리는 시조 한편으로 더 다가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어버이 살으신제”로 시작하는 시조입니다.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찌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어릴때에는 선생님이 암송하라고 하셔서 그저 숙제하는 심정으로 외우곤 했는데, 요즘 이…

“이어가는 성경필사” : 고현권 목사

지난 4월 13일부터 시작된 로마서 필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성경필사를 직접 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여러 번 도전해보고자 했지만, 차일 피일 미루다가 이번에 로마서부터 시작하게 되었는데,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몇 개의 단어로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는 고통입니다. 요즘 웬만한 것은 다 컴퓨터로 타이핑하고 프린트하는지라, 손으로 글씨를 길게 써  본적이 거의 없기에 펜을 들고서 노트에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가는 것이 여간 고통스런 일이 아니었습니다. 둘째는 실수입니다. 직접 보고 쓰는데도 어느 순간에 한 두 글자를 틀리게 쓰거나…

“종말에 대한 바른 이해” : 고현권 목사

종말(終末) 혹은 말세(末世)라는 단어가 여러분에게 어떻게 다가옵니까? 아마도 “하나님의 심판”과 그로 인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끝나고 사라지는 것”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이 대단히 음산하지요? 더군다나 시한부 종말론자들의 거듭되는 주장과 거듭되는 종말의 무산으로 인해 종말론하면 광신자들의 전유물이거나, 여기 잘못 관심을 가졌다가는 나도 저렇게 되겠다는 두려움 때문에 여러분의 관심 밖에 벗어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종말이나 말세에 대한 이런 이미지는 성경이 말하는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자 이제 저와 함께 성경이 말하는 종말의 의미로 떠나볼까요? 우선, 성경에…

“성경 필사” : 고현권 목사

히브리어로 맛소라(Masorah)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전승”(傳承, tradition)입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귀한 교훈이나 가르침을 후대에 이어 전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특별히 구약성경을 일일이 필사하여 후대에게 전하는 일에 평생을 바친 사람들을 맛소라 학자들(Masoretes)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6-10세기 어간에 팔레스틴 지역에서 주로 성경 필사작업을 했는데, 이들이 남긴 구약성경 필사본은 거의 오류가 없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종이가 아직 없던 시절에 이들은 얇게 무두질한 양피지에 정성을 다해 한 글자 한 글자를 필사했는데, 이들이 지킨 몇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필사는 절대로 기억에 의존해서는 안되기에, 필사하는 모든…

“헤롯을 묵상함” : 고현권 목사

보통 새벽기도회 말씀준비는 전날 주로 하고 분량도 한 페이지 내외로 준비합니다. 그렇지만 토요새벽기도회의 경우는 조금 여유 있게 말씀을 전할 수 있기에 설교의 분량도 늘어나고 좀 더 자세히 말씀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어제 토요새벽기도회의 내용은  세례 요한의 죽음에 대한 내용입니다. 말씀을 준비하다가 헤롯왕과 헤로디아의 관계를 좀 더 자세히 살피면서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례 요한을 죽인 “헤롯왕”은 정확히 말하면, 헤롯 안디바(Herod Antipas)입니다. 그는 아기 예수님을 제거하기 위해 베들레헴 인근 마을의 두 살 이하 남자 아이들을 다 죽인 헤롯 대왕(Herod the Great)의…

“밥 매튜 목사님을 기리며” : 정규섭 장로

밥 매튜(Bob Mathieu) 목사님이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희 부부와 딸은 지난 주일 Anacostia Gospel Chapel(AGC) 에 가서 예배를 드리며 사모님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매튜 목사님 부부는 1971년 D.C.에서 가장 빈곤하고 범죄가 많은 South East 지역인 Anacostia에 교회를 개척하고 49년간  영혼 구원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십니다. 목사님의 귀한 본을 따라 15년전 부터는 두 자녀인 Bobby 와 Shari도 초등학교 교사 직을 그만두고 선교사역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매튜 목사님은 거리에서 마약을 팔며 방황하는 젊은 아이들을 데려다가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하여 학교에 진학하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제가 매튜 목사님을…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 고현권 목사

요즘 한국은 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 19로 인해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매일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의 수치가 올라가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두려움의 그림자가 깊이 드리워짐을 느낍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일부 교회들은 자발적으로 주일예배를 중단하고 인터넷으로 예배를 대체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에서 목회하는 신학교 동기 목사님들이 올린 글들을 접해보아도 한숨과 답답함만이 가득할 뿐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제 마음에 로마로 향하던 바울이 떠올랐습니다. 사도행전 27장을 보면, 로마황제 앞에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를 향하는 배를 탔던 바울일행이 유라굴로(north-east wind)라는 광풍을 만나면서 파선 직전까지 몰리게 되었습니다.…

팥죽 이야기

고현권 목사 팥죽하면 생각나면 인물이 있는데, 다름 아닌 에서입니다. 성경에 보면 그가 태어났을 때에 몸이 붉고 전신이 “갖옷”같아서 에서라고 지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갖옷은 짐승의 털가죽으로 안을 대어 만든 옷을 말합니다. 마치 갖옷같이 에서의 몸에 털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에서에게는 이름 못지 않게 잘 알려진 별명이 있는데, 바로 “에돔”입니다. 이 말은 “붉다”는 뜻인데,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팥죽 한 그릇과 자신의 “장자의 명분” 곧 장자로서 아버지의 모든 것을 상속받는 권리를 바꾸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한글성경에 팥죽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은 팥(red…

이름값

고현권 목사 며칠전에 가슴 아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올해 34세의 젊은 중국 의사가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들을 밤낮으로 돌보다가 자신도 감염되어 결국 숨졌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원량(李文亮)이고, 현재 부인의 태중에 둘째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이박사가 작년 말에 폐렴증상을 보인 한 환자를 진료하다가 일반적인 폐렴 증상과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사회통신망(SNS)에 올렸다가 유언비어 유포죄로 구금당하기도 했습니다. 만일 그때 중국 정부가 이박사의 고언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이에 대비했더라면 이런 끔찍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중국 전역에서 이원량 박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거룩한 전염(Holy Contagion)

고현권 목사 중국 허베이성(湖北省)의 중심도시인 우한(武漢)은 양쯔강(揚子江)과 한수이강(漢江)이 합쳐지는 곳에 위치하였기에 고대로부터 중국의 교통의 요지로 각광을 받았던 곳이었고, 현재에도 모든 철로와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중국 교통의 거점 도시입니다. 그런데 우한이 요즘 온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기도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덮어쓰게 되었고, 이것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우한의 모든 교통망을 강제로 마비시키는 바람에 죽음의 공포가 진동하는 도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2015년 한국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바 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소식에 정부가 나름대로 발빠르게 대처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