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Page 18)

목회칼럼 (Page 18)

동방박사들을 쓰신 이유

고현권 목사  지난 주일부터 저는 8월말부터 계속 해오던 마가복음 강해를 잠시 멈추고 성탄을 주제로 한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마태복음 2장을 중심으로 네 번에 걸쳐 성탄 시리즈 설교를 할 예정입니다. 지난 주일에 동방 박사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는데, 어떤 분이 저에게 동방박사가 “바벨론의 천문학자”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본문을 묵상하다가 이런 질문이 일어났습니다. ‘왜 하나님은 유대인들을 놔두고 동방박사들을 사용하셨을까?’  이런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지면서 참 유익을 얻었기에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 찾아간 장면을 그린 성화(聖畵)들을 보면, 참…

추수감사절을 보내며

고현권 목사     캘리포니아에 사는 처제가 사진을 한 장 보냈습니다. 비를 맞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사진이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터키를 잘 굽기로 유명한 어느 파이 전문점에 미리 주문을 하고 당일날 오전에 찾으러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서야 비로소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희 가정도 터키를 한 번 구워볼까 생각도 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포기하고 대신 양념 통닭을 택했습니다. 통닭을 주문해서 먹는 사진을 제 아내가 찍어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 카톡으로 보내드렸더니, 금방 장인어른이 반응하셨습니다. “내 딸은 안 먹고 사진만…

광야조차 감사합니다!

고현권 목사 설교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담 중의 하나는 절기설교에 관한 것입니다. 각 절기와 관련된 주제로 설교를 전해야 하는데, 절기와 관련된 본문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매년마다 절기설교하는 부담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추수감사주일을 한달 앞두고 이번에는 어떤 본문을 가지고 설교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매년 추수감사주일에는 자녀들과 함께 연합예배로 드리기에 그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더더욱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기도회 설교를 위해 시편 136편을 묵상하던 중에 제 영혼이 한 구절에 완전히 사로잡히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것이 시편 136:16절의 말씀입니다. “그 백성을 인도하여…

코람 데오 (Coram deo)

고현권 목사     몇 주 전에 기독교문사를 들렀다가 성경묵상을 돕는 정기 간행물인 “매일성경”을 받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보니 매일성경을 정기 구독하는 분들이 제법 되어서 내심 참 기뻤습니다. 새벽기도시간에 매일성경에 나온 본문의 순서대로 말씀을 전하고 있고, 새벽에 나올 형편이 되지 못하시는 분들은 집에서 매일성경을 가지고 그 날 주어진 생명의 양식을 먹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정기구독 신청자의 수가 배가(倍加)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이번 11.12월호는 시편을 가지고 두주간 묵상한 후에, 한 장으로 된 오바댜서를 거쳐, 신구약 성경 계시의 완성과도 같은 요한계시록을 다루게 됩니다. 이번 한…

고(故) 임경서 장로님을 그리며

고현권 목사 지난 한 주간 휴식을 가지는 동안 자꾸만 제 귓전에 전화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작년 이 맘때에 제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때문인 것 같습니다. 작년 10월 24일, 수요예배 설교를 마무리하고 원고를 점검하고 있던 오후 4시에 전화기 너머 최진이 집사님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임경서 장로님이 심장마비로 소천하였다는 믿기지 않는 소리와 함께…. 문자 그대로 청천벽력(晴天霹靂)이었습니다. 제 영혼이 송두리째 흔들림을 느꼈습니다. 이행진 목사님께 수요예배를 부탁하고 반은 실성한 사람처럼 정신없이 메릴랜드를 향해 차를 몰고 올라갔습니다. 최집사님을 붙잡고 같이 울며 위로한…

꿈을 가진 사람

이은애 권사 이탈리아 영화배우 안나 마니냐가 늙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전에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사진사에게 조용히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사진사 양반, 절대 내 주름살을 수정하지 마세요.” 사진사가 그 이유를 묻자, 안나 마니냐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걸 얻는 데 평생이 걸렸거든요.”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삶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내가 만난 꿈을 이룬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나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주름이든, 상처든, 흰머리든 그 모든 것에 자신이 치열하게 꿈꿔온 모든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꿈을 가진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이행진 목사님 가정을 떠나 보내고

고현권 목사 이행진 목사님 가족이 지난 주일 사임하고 아틀란타로 떠났습니다. 이틀전에 전화를 했더니, 아틀란타 가는 길에 많이 알려진 몇몇 곳을 둘러보면서 가는 바람에 아직 아틀란타에 들어가지 못했노라고 했습니다. 아시는 대로 이행진 목사님은 저희 교회가 담임목사가 공석인 어려운 상황에서 긴급하게 부임하여 성도들과 동고동락했던 신실한 사역자였습니다.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진지하며, 사리분별이 정확하고, 언제나 주님 중심으로 생각하던 속깊은 목사님이었습니다. 이목사님은 이른바 “PK” 즉 목회자 자녀(pastor’s kid)입니다. 개척교회의 목회자 자녀로서 성장하였기에, 교회에 대한 사랑과 균형잡힌 시각, 그리고 목회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남달랐습니다. 저와는 호흡이…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16년 추운 겨울 맥클린 한인장로교회에 첫발을 내디디며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담임목사님 청빙 중인 상황, 그리고 남은 부교역자들도 사임한 상황이어서 부임하자마자 여러 사역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여러 사역을 감당하다  보니 힘에 겨운 부분들,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성도들의 위로와 격려로 잘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부임해서 사역한지 3년 가까이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맥클린에서의 시간은 유난히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믿음 안에 한 공동체로 함께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극복해가며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또 다른 사역을 위해 떠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성화(聖化, sanctification)

                                                                                                                                                                                                                                                                       고현권 목사      오늘 저는 “성화”(聖化, sanctification)라는 다소 무겁고 딱딱한 주제를 다룹니다.     벌써 딱딱하고 졸리는 느낌이 들지요! 이번에 부흥성회의 강사로 오셔서 귀한 말씀으로 큰 은혜와 강한 도전을 주신 김태권 목사님이 설교 중에 간간이 영화 이야기를 통해   쉽게 설명하셨는데, 저도 이 무겁게 보이는 주제를 영화로 한 번 풀어보려고 합니다. 2001년도에 개봉된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입니다. 벌써 제목에서 불교적인 이미지가 풍깁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조직에 의해 쫓기던 조직 폭력배 일당이 절에    숨어…

미셔널 처치(Missional Church)

미셔널 처치(Missional Church) 고현권 목사      오늘은 저희 맥클린한인장로교회가 태어난지 4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날을 기념하여 지난 금요일부터 김태권 목사님을 모시고 귀한 말씀의 잔치를 열었습니다. 본문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그것을 성도들의 삶 속에 조명하고 적용하는 김태권 목사님의 사경회(査經會)식 말씀에 온 성도들이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성도님들이 은혜 받았다면서 참 좋은 강사 목사님을 모셔 온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말씀을 듣고서 제 마음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김태권 목사님의 말씀의 핵심은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왜 하나님이…

김태권 목사님…

고현권 목사     이번에 부흥회 강사로 오시게 되는 김태권 목사님을 제가 처음 뵌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4년 1월입니다. 당시 저는 과천에 있는 새 서울교회의 중등부 전도사로 섬기고 있었는데, 담임목사님이 안식년을 미국에서 보내시는지라, 외부 강사님들이 자주 주일강단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때 오셨던 강사님 중의 한 분이 김태권 목사님이셨습니다. 두 번 연속 여호수아서를 가지고 말씀을 전하셨는데, 작은 체구에 당찬 눈빛과 단호한 목소리로 철저히 본문 중심의 강해설교를 하시는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았더니, 미국에 유학하여 시카고 트리니티신학교에서 신학 공부하시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워싱턴…

본향으로의 귀가 (Homecoming)

                                                                                                                           김인광 목사  “이세상~ 나그네길을 지나는 순례자, 인생의~ 거친 들에서 하룻밤 머물 때…” 저와 저의 가족을 소개 하려고 생각해보니 ‘본향을 향하네’ 라는 곡의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순례자와 같이 많은 곳에 살아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만 12살 모국인 한국을 떠나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부모님과 함께 다니며 살다가 이곳 버지니아 주에서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며 12년을 살았습니다. 그 후 LA와 Chicago에서 살면서 사람들이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항상 버지니아가 제 고향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살아본 많은 곳들 중에 왜 버지니아가 저에게 고향으로…